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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레의 스피치 타임 guere speech

과포자도 반할 맛있는 과학 지식,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를 읽다.]

 

고등학생때 음악 입시에 매진했던 나였기에 과학에 관련된 지식 축적은 중학교가 마지막이었다. 

과학은 국영수사과 중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과목이었으며 가장 성적이 부진했었기에 좋은 기억은 없고 짧은 평생에 걸쳐 가장 거리감을 느끼는 학문이기도 했다. 

이러한 거리감을 좁혀준 계기는 우연히 유튜브로 보게된 알쓸신잡1에 출연한 정재승 박사 덕분이었다.

세상을 살며 한 번쯤은 궁금했을 법한 의문들에 대해서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명쾌한 답을 쉽게 풀어주는 정재승 박사의 과학 이야기는 언제나 귀에 쏙쏙 들어왔다. 알쓸신잡 시청을 다 마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도 정재승 박사의 과학 이야기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ACM6_d8fYB8&t=2s

 



과거 학생 때, 성적을 내기 위해 수동적으로 주입받아야만 했던 과학 지식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깨지기 시작했고 과학 분야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과학책을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찾게된 책,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를 구매해 읽기 시작했다.

복잡한 세상, 명쾌한 과학이라는 부제와 어울리게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세상과 관련된 과학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 떠도는 근거 없는 소문들을 과학적 접근으로 해결해보거나, 경제학과 주식 시장에 물리학이 등장한 배경 등 정말 많은 영역들을 소개하곤 한다.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몇 가지 지식들을 소개해보겠다. 

 


1. '작은 세상 네트워크'

세상이 여러 그룹들로 나뉘어져 있다고 할때 같은 그룹의 구성원들끼리만 교류한다면 다른 세상과의 연결이 매우 힘들지만 몇몇 큰, 무작위의 관계의 가지들을 뻗쳐나가기만 하는 것으로 정말 많은 관계의 연결점이 형성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얼마나 좁은 지 파악할 수 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나는 이것을 사회 그룹이 아닌 경험으로 대입해보고 싶다. 내가 항상 하던 경험만 반복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몇몇 큰 무작위의 경험의 가지들을 뻗쳐나가면 정말 많고 예상치 못한 결과나 경험들을 맞닥뜨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이번 연도 색다르고 많은 경험들을 삶의 목표로 설정한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2. '프랙털'


잭슨 폴록부터 프랙털 음악까지의 단원들에 전반적으로 거쳐서 나오는 프랙털이라는 개념이다. 프랙털이란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부 구조들이 끊임없이 전체 구조를 되풀이하는 형상을 일컫는다. 이것은 흔히 자연에서 볼 수 있는 패턴이고 자연의 리듬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혼돈스러운 추상표현주의 그림에서도 이러한 형상을 찾을 수 있었으며 아프리카 문화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위대한 음악 속에서도 이러한 프랙털 패턴이 존재했다. 자연의 리듬과 패턴인 프랙털은 인간들을 끌어당긴다. 


3. '멱법칙'

극소수가 절대 다수를 지배하는 법칙이다. 한국어 전체 어휘의 0.3%(가장 상위 빈도, 대략 천 개)만 사용할 수 있어도 한국어의 75%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상위 20%의 부자들이 전체 부의 80%를 소유하고 있다.(파레토 법칙) 이러한 멱법칙은 특정 분야에만 출몰되는 현상이 아니며 세상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이뤄지는 현상이다. 나 역시 예전에 스포츠 분석글을 어플에 판매했던 경험이 있는데 당시 1%도 안되는 사용자가 어플의 대부분의 매출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담당 관계자에게 전해들은 바 있어서 이 법칙을 상당히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4.'불규칙한 심장 박동'

"규칙적이고 질서 있는 것이 좋다"라는 통념과 다르게 신체의 몇몇 기관들은 불규칙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대표적으로 심장 박동인데 건강한 심장은 심장 박동이 느려져서 혈액 공급이 원할하지 못하면 스스로 심장 박동 간격을 좁혀 혈액 공급량을 회복하려 노력한다. 심장 질환이 생기면 이상이 생겨도 회복할 수 있는 피드백이 없어 그저 규칙적인 운동에 빠진다는 것이다. 언제나 삶의 규칙과 질서에 집착하고 매진했던 나는 이러한 심장의 생명 시스템에 감명 받았다. 규칙과 질서 정립을 추구하기보다 불규칙적이어도 유연하게 급변하는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겠다고 느낀 단원이었다. 



단순한 과학 지식이지만 자기 계발서를 읽은 듯한 느낌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느낀 것은 단순히 과학 지식을 축적했다기 보다 내 삶 전반적인 부분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지식들을 흡수하고 세상을 구성하는 법칙들에 대해서도 깨닳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과학자, 물리학자들이란 존재들은 호기심 대마왕, 호기심 해결에 미친 사람들이라고 느끼게 된 것이다. 인간이라면 태어나서 한 번쯤 진지하게, 혹은 장난스럽게 궁금했을 법한 모든 것들을 이미 한참 전에 연구하고 조사했다는 사실이 상당히 놀라웠으며 지금, 현대의 과학자들은 과연 어떤 세상의 궁금증들을 해결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